K-팝과 K-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hallyu)' 열풍 한켠에 K-타투(문신)도 있다. 미술을 전공한 타투이스트가 한국의 불법 논란을 피해 해외에서 작업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 배경인데 오색 빛 단청 무늬, 직선과 곡선을 유려하게 섞은 전통 문양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디자인으로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한국 타투 예술가들이 국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는 기사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한국인 타투이스트를 소개했다. NYT는 "이제 한국에서도 타투가 자기표현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BTS의 정국이나 빅뱅의 지드래곤처럼 인기 K-팝 아이돌이 타투를 과시하는 게 자연스레 받아들여진다"고 봤다.

30살의 남성 김정현 씨는 인스타그램 아이디 'PITTAKKM'으로 더 유명하다. 팔로워가 80만명이 넘는데, 자신만의 단청 문신을 해 준 사람이 3000명을 넘겼다. "그는 의사 면허 없이 한국에서 문신하는 건 불법인 상황에서, 해외로 떠나 자신의 손기술을 펼쳐가는 젊은 타투 예술가 중 한 명"이라고 NYT는 묘사했다. 그는 경력 초기엔 해외의 런던과 밀라노, 뉴욕과 샌디에이고와 같은 여러 대도시를 전전해야 했다.
김 씨는 서울에 자신의 스튜디오가 있지만 10여명의 한국인 예술가가 같이 공간을 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튜디오 '논프롬서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NYT는 서울로 찾아와 그에게 타투를 받았다는 미국인 사례도 전했는데, 그 미국인은 "법적인 문제가 영향을 줬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환경이 더 좋은 타투 인재를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NYT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 한국 타투이스트용 스튜디오 몇 곳이 문을 열었다"며 "논프롬서울 외에도 VISM, 잉크가든 등 스튜디오에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재능을 인정받은 타투이스트들이 힘들게 비자를 받아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과거 문신이 범죄자와 연루된 이미지가 강했다면, 한국 문신은 더 예쁘고 예술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NYT는 전한다. 과거 서양 마피아나 일본 야쿠자, 한국의 갱단이 용이나 호랑이, 악마와 같은 공격적인 이미지를 주로 썼던 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한국 전통 목재 문양뿐만 아니라 한복 장식에 사용하는 노리개, 민화풍의 고양이 등 재미있고 화려하다. NYT는 "한국의 미술학교 출신 타투이스트들은 미세 사실주의 기법으로 섬세한 선과 음영을 활용해 정교한 타투 디자인을 만든다"며 "이런 기법은 한국 작가들의 특성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서울의 문블루잉크스튜디오는 타투이스트들이 모여 다양한 문신 디자인을 만들고 있다. 이곳을 만든 박지선씨는 '나디'라는 닉네임의 타투이스트다. 젊은 후배들을 위해 공간을 열었고, 이들이 여러 예술가의 작품을 문신으로 재해석하거나, 새로운 시안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학교에서 디자학을 전공한 타투이스트 조혜은씨도 이곳에서 '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각자 강한 정체성과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타투이스트들이 많다는 걸 깨닫고 용기를 얻어 타투이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 유명한 타투이스트 나디(박지선씨)에게 연락했다"고 전했다.
K-타투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최근 국내 타투 합법화 움직임에도 NYT는 주목했다. 신문은 "한국 내 타투이스트는 2만~20만명 사이로 추산된다"며 "최근 타투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용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고, 국회에서 몇 차례 표결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문신사들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안(문신사법)은 지난달 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를 통과한 상태다.




